실리콘 음극재가 다음 차세대 배터리?
최근 2차전지 산업의 키워드는 단연 ‘고밀도화’입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를 좌우하는 배터리 성능 경쟁은 음극재 소재에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실리콘 음극재’는 아직 1%대의 침투율에도 불구하고, 배터리계에서는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가, 팽창 이슈, 그리고 덴드라이트 문제라는 고질적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실험실을 벗어나지 못하던 소재가, 이제 실제 차량과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 등에 적용되며 산업의 경계선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흑연의 한계, 실리콘의 가능성
기존의 음극재는 천연 또는 인조 흑연을 기반으로 합니다.
재료 | 에너지밀도 |
흑연 음극재 (천연/인조) | * 350mAh/g / 300mah/g |
순도 실리콘 음극재(실리콘 100%) | * 4,200mAh/g |
천연흑연이 350mAh/g, 인조흑연이 약 300mAh/g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지만, 이는 기술적으로 한계치에 가깝습니다. 반면 실리콘은 이론상 4,200mAh/g의 에너지 밀도를 가집니다. 흑연 대비 10배 이상. 동일한 질량 대비 에너지 저장 능력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합니다. 물론 아직 100% 순도 실리콘 음극재는 아직 이론상 가정입니다. 현재는 10%~15%정도로 음극재에 실리콘을 첨가하고 있으며, 하지만 10~15% 넣는것만으로도 2배 이상의 에너지밀도를 획득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과 안정성입니다. 천연흑연이 약 5.8달러/kg, 인조흑연이 4.8달러/kg인 반면, 실리콘 화합물은 무려 50~60달러/kg에 달합니다. 약 10배 차이로, 아직 가격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전기차 수요 확대,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채택은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안정성면에서는 실리콘 경우 부피 팽창이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덴드라이트 증상이 자주 일어나는데, 덴드라이트 증상이 자주 일어나면 배터리 안정성이 급격하게 낮아져 배터리가 폭발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 덴드라이트 증상 : 음극재가 팽창으로 인해 부피가 커짐에 따라 동박에서 소폭 벗어나 균열을 일으켜 이물질이 발생하는 현상
실리콘 화합물의 선택지: SiOX vs Si-C
위에서 말씀드렸 듯이 실리콘 음극재의 가장 큰 약점은 ‘부피 팽창’입니다.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최대 3배 가까이 팽창하며, 동박과의 밀착이 깨지고 ‘덴드라이트’라 불리는 균열이 발생합니다. 이는 곧 배터리 수명 저하와 화재 리스크로 이어지며, EV 산업 전체의 안전 문제로 비화됩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나온 기술이 바로 SiOX(실리콘 산화물)와 Si-C(실리콘 카본) 화합물입니다.
재료 | 에너지밀도 | 팽창 | 안정성 | 입자크기 |
SiOX | 1,200~1,500mAh/g | 높음 | 80% | 10nm |
Si-C | 1,500~2,000mAh/g | 낮음 | 90% | 100nm |
SiOX는 화학적 결합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리튬이온 확산 속도가 느려 쿨룽 효율이 낮습니다. 반대로 Si-C는 효율이 높지만, 물리적 결합 방식으로 입자 크기 축소에 한계가 있어 부피 팽창 억제에는 불리합니다. 제조사들은 이 두 물질의 조합이나 최적화 비율을 통해 스웰링과 덴드라이트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 쿨룽 효율 : 배터리 만땅 충전시 100% 중 배터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및 배터리 수명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스웰링 현상 : 전압이 일정하지 않고 업다운 변동성이 크게 일어나는 현상
실리콘 화합물 음극재 사용시 에너지 밀도 차이
SiOX 및 Si-C 실리콘 100% 사용시 나오는 에너지 밀도는 각각 이렇게 됩니다.
* 밑의 실리콘 수치는 100% 가정시에 나오는 에너지 밀도이며,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의 첨가 비율은 5% 내외입니다.
* 실리콘 첨가 비율 5% 높아질 때 마다 에너지밀도는 10~15%씩 증가
* 대주전자재료가 작년 포르쉐 신형 타이칸에 탑재된 것이 8% 실리콘 음극재 입니다
재료 | 에너지 밀도 |
천연 흑연 / 인조 흑연 | 350m ~ 370mAh / 270~300mah |
SiOX 실리콘 (100%) | 1,200m ~ 1,500mAh |
Si-C 실리콘 (100%) | 1,500m ~ 2,000mAh |
SiOX 실리콘 (5%) | 411 ~ 420mAh |
Si-C 실리콘 (5%) | 422 ~ 451mAh |
침투율 1%에서 21%로 성장 가능한 실리콘 음극재 : 10년의 변곡점
2022년 기준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 점유율은 단 1.4%에 불과했습니다. 6,000톤 규모로, 전체 음극재 시장 대비 미미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금액 비중으로는 이미 11.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가가 흑연 대비 8~10배 높기 때문이며, 기술적 완성도만 확보된다면 가격이 낮아질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32년까지 실리콘 음극재의 침투율이 21.8%, 수요량은 6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는 2022년 대비 100배 성장입니다. 금액 기준으로도 4억 달러에서 287억 달러로, 연평균 54% 이상 성장을 예상합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률이 두드러집니다. 2022년 1,000톤에서 2032년 21만8,000톤까지 연평균 78%의 폭발적 성장을 예측하고 있으며, 포드, GM, 테슬라 등의 수요가 이를 견인할 것입니다.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
실리콘 음극재의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기업 | 실리콘 음극재 재료 | CAPA(2025~2026) | 주요 납품처 |
대주전자재료 | SiOX | 20,000t | LG엔솔, SK on |
포스코실리콘솔루션 | SiOX | 6,000t | LG엔솔, 삼성SDI 등 |
한솔케미칼 | Si-C | - | 삼성SDI(BMW) |
SKC | SiOX | 10,000t | SK on(포드) |
SK머티리얼즈 | Si-C | 2,000t | SK on |
엠케이전자 | Si-C / Si-Alloy | 개발 중 | 삼성SDI |
여기서 눈에 띄는 포인트는 대부분 SiOX 중심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피 팽창 문제를 제어하기 위한 우선 전략으로 판단되며, 이후 Si-C 및 퓨어 실리콘으로의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순도 100%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 중이며, 전고체 배터리와의 궁합을 고려한 연구도 병행 중입니다.
결론: 배터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다. 하지만 주가는 바닥
실리콘 음극재는 아직도 상용화에서 많은 제약을 받는 소재입니다. 고단가, 제조공정 불안정성, 덴드라이트로 인한 화재 리스크까지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EV 산업의 요구치가 점점 더 고밀도로 향하면서, 흑연만으로는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실리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격이 내려가고, 부피 팽창 억제 기술이 정교화되면, 이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다만 중요한 점은 지금 현 상황은 전기차 산업 전반이 수요 둔화와 보조금 축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깊은 캐즘(Chasm)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완성차·배터리·소재 전반의 주가 역시 바닥권을 형성한 상황입니다. 대주전자재료나 포스코실리콘솔루션 등 실리콘 음극재 핵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시장은 선행합니다. EV 수요가 회복되고,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고밀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반등하는 시점이 온다면, 실리콘 음극재는 가장 먼저 반응하는 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실리콘 음극재가 진정한 산업 주류로 편입되기 전의 마지막 '저평가 구간'일까요? 아니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리스크가 본격 확산되기 직전의 ‘가짜 희망’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배터리인 나트륨 배터리가 대장주로 바뀌게 될까요?
https://www.news1.kr/industry/general-industry/5836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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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전기차 산업이 캐즘을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고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겠습니다. 전기차 캐즘은 이제서야 소폭 벗어나서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 가능성을 보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 2분기 국내 배터리 3사 실적과 해외실적이 정말 캐즘이 벗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추후 우리나라 기업 중 실리콘 음극재 기업 및 나트륨 배터리에 관련된 내용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모든 종목은 매수 매도를 추천드리지 않으며 투자는 본인 책임하에 있습니다.
* DS에서 쓴 글은 모두 제가 공부한 주관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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